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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임미나 특파원 = 미국 서부 최대 도시 로스앤젤레스(LA)에서 대형 산불이 나흘째 이어지는 가운데, 한때 대피 경고를 알리는 긴급재난문자가 카운티 내 전체 주민에게 잘못 발송돼 주민들이 한동안 패닉에 빠지는 일이 벌어졌다.
지난 9일(현지시간) 오후 4시 5분께 LA 카운티 내에 있던 기자의 휴대전화에는 시끄러운 알림음·진동과 함께 긴급재난문자가 전송됐다.
"새로운 소식"(NEW)이라며 "LA 카운티 소방국에서 보내는 메시지다. 대피 경고(Evacuation Warnin dti 계산 g)가 당신의 지역에 발령됐다. 모든 위협에 바짝 경계하고 대피할 준비를 해라. 사랑하는 사람들과 반려동물, 생필품을 챙겨라"라는 내용이었다.
화재 피해 지역 인근에 사는 기자에게는 그 전날인 8일에도 여러 차례 대피 경고와 대피 명령 문자가 왔었다가 해제된 상태였는데, 하루 만에 다시 대피 경고 문자를 받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여성 직장 산불이 다시 급속히 확산 중인지 확인하기 위해 캘리포니아 소방국의 안내 사이트와 현지 뉴스를 부랴부랴 검색했다.
기자와 마찬가지로 같은 경고 문자를 받은 이웃 주민들은 분주히 차에 짐을 싣는 등 대피할 준비를 하기도 했다.



10일(현지시간) 학자금 중도상환 LA 산불 대피소로 이동 중인 주민들 [AFP=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


하지만 이후 14분 만에 다시 긴급재난문자로 "최근의 대피 경고를 무시해라. 그것은 '케네스 산불'에만 국한된 것이다"라는 메시지가 왔다. 해당 산불 지역은 LA 카운티의 서북쪽 끝으로, 기자가 사는 곳과는 50㎞ 넘 자치단체 게 떨어진 곳이었다.
주민들은 놀란 가슴을 쓸어내리며 한창 싸고 있던 짐을 다시 풀어야 했다.
해당 재난문자가 전송된 지역은 기자가 사는 동네뿐만이 아니었다.
현지 언론은 이날 LA 카운티 내 휴대전화를 지닌 모든 주민에게 이 문자가 발송됐다고 보도했으며, 당국 역시 이를 시인했다.
인천소상공인지원센터 LA 카운티 인구는 약 1천만명에 달한다. 이 많은 사람이 14분간 대피를 준비하며 큰 혼란에 빠진 것이다.
카운티 행정 감독관인 린지 호버스는 "이 극심한 위기 상황에서 경보 시스템이 우리 지역사회에 혼란과 추가적인 공포를 야기하고 있다. 그 원인이 무엇이든 간에,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고 관련 당국을 비판했다.
당국의 재난 알림 혼선은 이뿐만이 아니었다.
기자는 지난 8일 오전 6시 긴급재난문자로 대피 경고를 받았는데, 카운티보다 작은 행정단위인 시 당국은 같은 날 오전 9시 16분에 '대피 명령'을 일반 문자 메시지로 보냈다.
하지만 이때 긴급재난문자는 오지 않았고 3시간 뒤에야 같은 내용의 재난문자가 왔다.



대피령 떨어진 LA 산불 지역 [AFP=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


이런 오류는 10일에도 사흘째 거듭됐다.
이날 오후 1시 39분에 시끄러운 알림음과 함께 또 긴급재난문자가 왔는데, 이번엔 영어 메시지는 없고 스페인어 메시지만 떴다. 인터넷 번역기를 돌려보니 대피 경고 문자였다.
하지만 기자가 쓰는 다른 휴대전화기와, 다른 통신사를 이용하는 기자의 가족에게는 같은 문자가 오지 않은 것으로 미뤄 역시 전송 오류로 추정된다. 인근 지역의 화재는 전날보다는 진정세를 보이고 있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LA 카운티 당국은 이날 오전 언론 브리핑에서 이런 재난 경보 전송 오류에 대해 사과했다.
경보 메시지는 소방국에서 대피 경고나 명령 등 알림 내용을 결정한 뒤 자동으로 생성돼 해당 지역에 전송되는데, 당국은 이 시스템에 오류가 생긴 것으로 추정한다면서 구체적으로 어느 부분에서 오류가 발생하는지 파악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밝혔다.



LA 소방국장 크리스틴 크롤리 [AP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카운티의 비상관리국 책임자 케빈 맥고완은 또 "각 지역의 휴대전화 기지국이 메시지를 활성화해 보내는 방식에 따라 도달 범위가 다르다는 점을 이해해야 한다"며 알림 대상 지역 인근의 기지국 전송 범위가 일부 겹치는 탓에 필요 이상으로 광범위하게 전송되는 '블리드 오버'(bleed over) 현상이 일어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일부 시민들은 시도 때도 없이 울리는 재난문자로 인한 피로감에 아예 알림을 꺼놓은 일도 벌어지고 있다.
이에 대해 당국 책임자 맥고완은 "여러분 모두 제발 휴대전화의 재난 알림 메시지를 비활성화하지 말아 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재난문자를 받으면) 매우 답답하고 고통스럽고 무섭겠지만, 이러한 경보 도구는 이번 비상사태 기간에 생명을 구했다"며 "경보를 받지 못하는 것은 생사의 문제가 될 수 있다"고 호소했다.
min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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