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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순우 기자]
글쓰기가 제일 좋다고 말하고 다녔던 내가 요즘은 조금 달라졌다. 글쓰기가 싫어진 건 아닌데, 좋은 게 추가로 생겼다. 그건 바로 디자인과 영상 편집이다. 아이 학교에서 보호자회 활동을 하다가 우연히 디자인툴을 쓰기 시작했다. 예전에는 일러스트나 포토샵 등을 오래 배워야만 디자인을 할 수 있었는데 요즘은 일반인도 쉽게 사용할 수 있는 디자인툴이 많이 나와 있다.
글쓰기 말고 좋아하는 게 생겼다
특정기업 ▲ ?팔자에 없던 디자인을 하고 영상을 편집한다.
ⓒ unsplash
서울삼성저축은행 글을 쓰던 사람이 디자인을 하게 된 건, 긴 글을 읽는 사람이 점점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었다. 공지할 건 많은데 읽는 사람이 적어지니, 어떻게 하면 홍보하기에 좋을까 하는 고민이 들었다. 그래서 하나 둘 이미지를 만들기 시작했는데, 하다 보니 내 안에 이런 열정이 있었나 싶
국민은행 정기예금 금리 을 만큼 재미가 있다.
처음에는 무료로 제공되는 템플릿에 글자만 바꿔 넣었다. 이제는 조금씩 진화하고 있다. 하얀 바탕에 내가 채우고 싶은 이미지와 글자들을 채워 넣고, 색 모양 배치 등을 고려하며 직접 디자인을 한다. 아이가 다니는 학교가 혁신학교라 보호자들의 활동이 무척 활발한데, 필요할 때마다 이미지를 만든다.
기간협의 영상편집도 마찬가지다. 더 많은 사진이나 정보를 공유하고 저장하기에는 한 장짜리 이미지보다는 영상이 제격이다. 사진을 영상처럼 엮어 보기도 하고, 진짜 영상들을 편집하기도 한다. 어울리는 글자체와 색을 골라 화면에 위치를 잡고, 배경음악과 효과음 등을 적절히 배치한다.
사실 예전에 방송사에 근무할 때 영상 관련 일을 하진
폭스바겐 파이낸셜 않았지만 의무적으로 영상편집 기술을 살짝 배운 적이 있다. 그때는 아무리 배워도 익숙해지지가 않았는데, 요즘 나오는 영상편집툴은 작업하기가 무척 쉬워 나 같은 일반인이 접근하기에 어렵지 않다. 예전에 잠깐 배운 덕분에 더 금방 시스템에 적응할 수 있었다.
전문적으로 배워서 하는 건 아니지만, 하나씩 할 때마다 스스로가 성장하는 느낌이 들어 무척 뿌듯하다. 전달해야 하는 메시지에 따라 이미지나 영상의 분위기를 달리 하는데, 그때마다 경험치가 축적되는 느낌이 든다. 겁을 먹지만 않는다면 누구든 쉽게 새로운 걸 터득할 수 있는 세상이 된 것 같다.
가장 만족스러운 건 몰입이다. 글쓰기를 사랑하는 이유도 몰입하지 않으면 쓸 수 없는 게 글이기 때문이다. 무언가에 푹 빠져 나만의 것을 창조하는 느낌을 준다는 점에서 글쓰기와 디자인, 그리고 영상편집은 무척 닮아있다. 장인 정신으로 빚어놓은 작품을 계속 들여다 보고 어루만진다는 점도 같다.
하나를 완성한 뒤 시간이 좀 지나 다시 들여다 보고, 이렇게 저렇게 변화를 시도하다 보면, 결국 내 마음에 드는 결과물이 만들어진다. 다양하게 만든 뒤 의뢰인에게 선택권을 주기도 한다. 퇴고도 그렇지만 디자인이나 영상을 수정하는 데도 끝은 없다. 고쳐도 고쳐도 또 수정할 게 나온다. 영원한 미완성이지만, 그럼에도 완성을 집요하게 추구했다는 점에서 묘하게 닮아 있다.
40대 중반이지만 여전히 꿈을 꾼다
글쓰기만 하던 엄마가 갑자기 디자인을 하고 영상을 편집하니 아이들이 묻는다. "엄마는 직업이 대체 뭐야?" 그러게, 엄마의 직업은 대체 뭘까. 글방을 하고 있지만 지금은 봉사활동을 더 많이 하고 있고, 책을 냈으니 작가라고 불릴 수도 있겠지만 요즘은 디자인이나 영상편집을 더 많이 한다.
실력이 있고 없고를 떠나 새로운 걸 배우고 적용하고 발전하는 나 자신을 바라보는 게 무척 흐뭇하다. 돈을 받아서 하는 일도 아니고 내가 좋아서 하는 일이니, 결과물에 대해 평가를 받을 일도 없다. 자유롭게 내가 상상하고 기획해서 하나둘 만들어 가는 작업물들이 늘어갈수록 아직 나도 또다른 꿈을 품을 수 있다는 희망도 커져간다.
나는 아직도 내가 무엇이 될지 모른다. 엄마이고 글을 쓰고 봉사를 하지만, 나는 또 다른 일도 할 수 있다고 여전히 믿는다. 40대 중반이니 적지 않은 나이다. 외부 시선에서 나를 바라본다면 무언가를 새롭게 도모할 수 있는 나이는 아니라고 생각할 듯하다. 내면의 나는 다르다. 나는 여전히 꿈을 꾼다. 어른행세를 하고 있지만 내 안의 나는 여전히 말랑한 아기와 같다.
마흔이 넘어서야 부정할 수 없는 어른이 되었다고 느꼈다. 그 전까지의 나는 나를 어른으로 받아들이지 못했다. 스무살이 된다고 갑자기 어른이 되는 건 아니다. 열아홉과 스물은 하루의 차이밖에 나지 않는다. 어린이와 청소년, 어른의 경계도 마찬가지다. 갑자기 청소년이 되고, 갑자기 어른이 되지 않는다. 어쩌면 우리는 여전히 모두 아이인데 어른인 척 살아가는지도 모른다.
내가 가장 어른인 척 살아간다고 느낀 순간은 처음 아이들을 훈육할 때였다. 내가 뭐라고 아이들을 훈육하나, 나는 똑바로 행동하고 있나. 세상 물정 모르고 마냥 해맑은 아이들을 물끄러미 바라보며, 나는 내 안의 어린 나를 들여다볼 수밖에 없었다. 나 역시 완전한 어른이라고 하기엔 매순간 상처받고 실수하는 철부지 같았으니까.
▲ ?새로운 그룹 타이틀 <그럭저럭 어른행세>를 생각하며 가볍게 만들어본 이미지
ⓒ 박순우
시민기자들의 글쓰기 그룹 <육아삼쩜영>을 마치고 새롭게 시작하는 <그럭저럭 어른 행세>는 그런 있는 그대로의 나를 담는 새로운 그릇이다. 육아(育兒)는 육아(育我)라고들 한다. 아이를 키우는 건 나를 키우는 것과 같다는 것. 그동안 아이를 키우는 이야기를 썼으니, 이제 본격적으로 나 자신을 키우는 이야기를 써볼까 한다. 나는 여전히 자라고 있고, 내일의 나는 오늘의 나와 또 다르니까.
《 group 》 그럭저럭 어른 행세 : https://omn.kr/group/2025_adult
쩨쩨하고 궁핍하지만, 울고 웃고 버티며 오늘도 그럭저럭 어른 행세를 하며 살아가는 삶을 글로 담습니다.
덧붙이는 글
뉴트리젠몰 > 소프트웨어 페이지
25-08-31
